–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 연휴였다. 학교 달력의 공식 연휴는 수-금요일인데, 월요일 수업 2개가 모두 휴강해서 사실상 지난 주 목요일 이후 쭉 휴일인 것과 다름없었다. 문제는 화요일 미시 수업은 휴강하지 않았을뿐더러 대량의 숙제가 투하되었다는 것이다. 망했어요… 아무튼 덕분에 화요일 오후부터 쉬었지만, 잘 쉬었다. 이제 2주 동안 죽어라 달리는 것만 남았다.
– 블랙프라이데이를 빼놓을 수 없다. 차+보험료 때문에 뭘 지를 여유는 없었는데… 그 대신 8월에 프리오더한 reMarkable이 드디어 배송되었다. 여친느님께서 Sony MDR-1000X를 하사하셨고. 대신 여친느님과 동생느님 화장품 구매대행을 했다. 생각해 보니 아버지도 뭐 하나 사 드린다는 걸 깜빡했다. 역시 자식놈 키워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ㅉㅉ
– 연휴 동안 reMarkable 좀 만지고 8월에 산 LEGO 21309 Saturn V 조립도 마쳤다. (4개월 가까이 참은 나새끼 칭찬해…) reMarkable은 2-3일 써 본 결과 상당히 만족스럽다. 아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한 부분도 보이지만 읽기/쓰기 성능 모두 기대 이상이다. 다만 나처럼 프리오더 할인을 받지 않는다면 가격 부담이 좀 있을 것 같다. 이건 별도로 리뷰를 쓸 예정. 겨울방학 때가 되겠지만.
– 수요일에는 동기들과, 금요일에는 Krannert 전체 코호트의 한국인 동기 + 경제학과 동기 몇몇과 간소하게 포틀럭 파티를 했다. 수요일에는 오리엔탈 소스 샐러드파스타를 해 가고 금요일에는 베이컨 크림소스파스타를 해 갔는데 수요일에는 대성공, 금요일에는 좀 망했다. 변명을 좀 하자면 요리 실력의 문제는 아니다. 수요일에는 면이 덜 부는 레시피로 가까운 장소에 들고 갔고, 금요일에는 면이 잘 부는 레시피로 상대적으로 먼 장소 + 라이드 해 주느라 루트 꼬여서 더 돌아간 곳에 들고 갔다. 말라붙은 파스타라니 ㅠㅠ… 사실 수요일엔 여자친구 말을 듣고, 금요일에는 내가 먹고 싶은 걸 만들었다. 역시 여친 말을 잘 들어야 한다. (???)
– 내일이면 중간고사 때 저지른 멍청한 실수의 대가를 보게 될 것이다. 미시는 시험 결과가 먼저 나왔는데 보너스 문제까지 전부 맞추어 100점 만점에 101.5점을 받았다. 이건 전적으로 시험이 쉬웠기 때문. (평균이 80점 정도라고 한다. 내 미시는 어디로 가는 걸까?) 다른 과목들이 걱정이다. 젠장..
– 그래도 연휴 동안 공부하려고 정해 둔 목표가 있었는데 70% 정도 했다. 미국 와서 가장 생산성 떨어지는 주였다.
– 문득문득 어머니가 보고 싶다. 마지막 6개월 동안의 기억이 무작위로 떠오르곤 한다. 이번 주에는 수원 외가에 머물던 당시 어머니를 에스코트해서 교회에 갔던 기억이 떠나지 않는다. 2주 연속 교회를 가지 못했다며 억지로 몸을 추스린 어머니는 가까운 감리교회 대신 결혼 전 다니던 교회를 택하셨다. 15분 좀 넘게 걸어 도착한 곳에 교회가 있긴 있었는데, 어머니가 기억하는 교회는 아니었다. [지금 찾아보니 그 교회는 2001년 영통으로 이전했다.]어쨌든 갔으니 들어갔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난 들어갈 때부터 여러 모로 쎄했다.) 결국 정상적인 교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예배 도중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 날이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에스코트한 날이었다. 그 날의 기억, 상심한 어머니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한국에 가면 무엇보다 어머니 산소에 들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