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Journal of Labor Economics에 나온 논문 한 편 소개한다.
좋은 고등학교에 가면 대입에 유리할까?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존 문헌에서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교사 수준. 친구들 수준. 그리고 학교 간 자원 수준 차이(흔히 학급 크기로 측정). 정책적 관점에서, 이들 중 주된 요인을 식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정책처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중국의 교육행정데이터를 실증분석하여 이 질문의 답을 제공한다. 이들에 따르면 중국의 고입은 과거 한국의 경우처럼 선발시험을 치르고 지망학교 순위를 적은 원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합불합 여부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철저히 성적에 의해 결정된다. 이 때 최상위권 학교에 소위 “문 닫고 들어간” 학생들과 “아깝게 떨어진” 학생들의 3년 뒤 (대입시험) 성취도를 비교하면 “좋은 학교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 (회귀단절 디자인)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일반적으로/평균적으로 좋은 학교 간다고 대입 시험 더 잘 보지 않는다.
2) 최상위 학교에서만 성적 향상 효과가 나타난다. 주어진 자료 하에서, 이 차이는 급우 수준 차이로 설명이 안 되고(합격 커트라인에서 성적분포에 “점프” 가 없음) 학교 간 자원 격차(학급 크기)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이를 설명하는 요인은 뛰어난 교사 비중이 최상위권 학교에서 급격히(불비례적으로;disproportionately) 증가한다는 것뿐이다.
이 결과가 어느 나라에서나 성립한다고 보긴 어렵다. 가령 대입에서 정성적 자료의 영항력이 커질수록 좋은 학교가 신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등교육 이상으로 일반화하기도 어렵다. 대학교육에서는 피어그룹 효과가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e.g Sacerdote 2001, QJE) 그럼에도 비교적 최근의 한국과 유사한 제도적 여건에서 나온 결과는 참고가 될 만하다고 여겨진다.
* 저자들은 두 가지 회귀단절 추정을 시행했다. 하나는 “더 좋은 학교에 가는 게 도움이 되는가?”를 추정하는 multiple cutoffs 모형. 다른 하나는 “일류 학교에 가는 게 도움이 되는가”를 추정하는 single cutoff 모형. 학교 급간별로 나타나는 선택편의 문제도 최대한 다루었다. 자세한 사항은 논문을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