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리즘(또는 최소주의)과 반지성주의를 제 편한 대로 뒤섞는 부류를 매우 싫어한다. 이런 부류가 입에 달고 사는 대사가 있으니 “말이 너무 어렵다.”
저 태도의 정체는 “나는 좀 비뚜로 본다”는 자의식과잉이다. 저런 부류는 타인에게 입증/설득의무를 부과하지만, 이해할 의사가 별로 없다. 실상 설득이 아니라 자의식 인정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볼썽사나운 것도 드물다. 모르면 모른다, 공부할 생각이 없으면 없다고 말해야 한다.
저런 태도는 알을 깨고 나오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다. 생각이란 걸 하고 있다는 착각이야 개인의 자유다. 영원히 알 속에 갇혀 있겠다는 자유도 자유니까. 뭐, 그 안에서 관점놀음으로 세상을 다 이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오래된 생각이다. 확실히 대선공약 갑론을박의 계절이 왔는지 저런 글이 타임라인에 몇 올라와서 써 보았다. 한 줄만 보태자면, 경험상 교회가 저런 태도가 싹트는 토양 중 가장 비옥한 축에 속한다. 대단히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