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13주차.

– 모듈 2 중간고사 끝났다. 미시는 그럭저럭 본 것 같고, 거시와 수리통계를 망쳤다. 둘 다 멍청한 실수를 ㅋㅋㅋㅋㅋㅋ 거시는 수천 번은 했을 FOC 연산을 하나 잘못 해서 꼬였고, 수리통계는 역시 수천 번 했을 치환적분을 하나 잘못 해서 틀렸다. 나새기 하.. 다음 주는 Thanksgiving 휴일로 쭉 쉰다. 화요일 미시 수업 하나만 들어가면 된다. 물론 숙제가 많다 ^^

– 모듈 2 들어와서 생산성이 바닥이다. 코스웍 내용이 지루해서 더욱 그렇다. 생각을 하기보다 기계적으로 문제만 푸는 것 같다. 박사과정까지 들어와서 누가누가 cookbook procedure 잘 적용하는지 contest하는 건 우습지 않은가? 부쩍 투덜거리는 나날이 늘었다. 여자친구가 어머님(문학 박사)께 이 얘기를 전했는데, “내가 경제학 유학을 해본 건 아니지만 걔가 원하는 수준으로 배우려면 예나 지금이나 탑텐은 가야 할 걸?” 이라고 하셨다고. 랭킹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지만 씁쓸했다. 코스웍/퀄 시험 난이도가 반드시 랭킹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긴 하다. 다음 학기에 ESL 없으면 상당히 널널할 것 같은데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고민이다.

– 요새 내 최대 의문은 왜 1년차 미시 시퀀스에서 information economics에 시간을 할애하느냐이다. information econ 하면 너무 넓은 얘기고 대충 decision tree/value of information system 관련된 내용. 경영대 소속 프로그램이라 그런가 싶지만, 대충 하고 넘어간 일반균형을 더 다루는 게 낫지 않나 싶다. 게다가 숙제 문제들이 죄다 계산문제. 무슨 쎈수학이냐 ㅠㅠ

– 어쨌든 아직까진 성공적으로 학기 3/4 선을 지나는 중. TA도 많이 나아진 모양이다. 드디어 처음으로 TA 리뷰 세션 수강생에게 “Your explanation was great today. It’s really helpful to understand the model.” 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제 ESL 인증만 통과하면 된다 ㅠㅠ

– 어제 인디애나폴리스에 다녀왔다. 처음으로 미국 고속도로를 탔는데, 노면 상태가 최악이었다. 이 정도면 솔직히 인프라 투자 좀 해야 한다. 아무튼 톨게이트와 톨비가 없어서 놀랐고, 커다란 트럭/트레일러가 정말 많아서 또 놀랐다.

– 아무튼 인디폴에서 만난 교수님과 얘기하면서 또 살벌한 얘기를 들었다. 같이 유학 준비했던 사람 중 4명이 위스콘신에 갔다고 한다. ( 이분은 MSU) 그 중 두 명이 퀄 떨어지고 PSU로 옮겼는데, 또 퀄 떨어져서 결국 PSU 농경제 학위를 했다고 한다. 하고많은 학교 중에 그 악명 높은 위스콘신-PSU 조합이니 극단적인 케이스에 속하겠지만 아무튼 살벌한 이야기. 다행히 퍼듀는 적게 뽑아 다 데려가는 분위기다. 요새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렇게 굴러가고 있기도 하고.

– 아, 교수님이 미시 전공이셔서 미시 시퀀스에 대한 불만을 좀 얘기했더니 요새 추세가 점점 그렇게 되고 있다고 하셨다. 대충 얘기했더니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고. (내가 참조한 자료가 전부 탑스쿨 교수들 강의자료긴 했다.) 하지만 info econ은 교수님도 갸웃하셨다. 흠…

– 현재 대학원생 사이에서는 트럼프-공화당 세제개편안이 최대 이슈다. 요약하면 학비 면제분을 소득으로 산정하여 과세하겠다는 소리. 과세액과 과세구간이 둘 다 확 뛰게 된다. 대학원생을 살… 다음은 이 이슈에 관련된 phdcomics 만화.

 

1학기, 13주차.
출처: phdcomics.com

1학기, 12주차.

– 어떻게 12주차까지 흘러왔는지, 시간이 빠르다. 이번 학기 일기를 1주차부터 넘겨 보았는데 이게 벌써 이렇게 오래된 일인가 싶다.

– 처음에는 생활하는 이야기도 적고 싶었는데, 생활이란 게 딱히 없다. 한인 커뮤니티는 상당히 큰 편이지만 내가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굳이 그래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와도 아직 잘 버티고 있고, 나는 그리 많은 사회적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동기들이랑 잘 지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 그래도 Thanksgiving 때 친구들과 파티를 하기로 했다.

– 유튜브의 클래식 공연실황 감상에 취미를 붙이고 있다. 내 음악적 소양이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음악사 쪽지식이 전부라, 뭘 알고 듣는다고 볼 순 없고… 아무튼 피아노 협주곡 위주로 듣고 있다. 이번 주에는 줄곧 이 연주를 들었다. 박사과정 하면서 영화나 음악 중 하나를 골라서 파 봐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 미시 2 중간고사가 끝났고, 다음 주에는 거시 2 중간고사와 확률통계 중간고사가 있다. 아직까지 공부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가 없어서 문제다.

– 배우는 입장에서 말을 아끼고 싶지만, 적어도 이번 모듈까지는 코스웍이 너무 널널하다. 일단은 Math Camp가 없어서 기초 수학과 통계를 정규과목으로 수강하기 때문이다. 박사과정 들어와서 Hogg & Craig 앞부분 수업을 듣고 있는 심정이란. 이번 주에야 이변량분포를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또 시험은 시험이고 내가 수리통계학을 들은 게 벌써 3, 5년 전이니 (각각 대학원, 학부) 문제풀이 감각은 챙겨가야 한다. 공부는 해야 하는데, 옛날에도 숱하게 풀었던 문제들이니, 지루할 수밖에… 다시 공부하지 않아도 되면 좋겠는데 슬프게도 머리가 나빠서 문제를 풀려면 다시 좀 보긴 해야 한다.

– 확률통계는 그렇다 치고, 진짜 문제는 미시다. 왜 온통 application 위주로 수업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게 학부 수업도 아니고.  존재증명은 그냥 슬라이드 슥슥 넘기고 끝내기 일쑤. 이제 일반균형 파트가 끝났는데 Debreu-Sonnenschein-Mantel Theorem을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Mas-Colell 기준 15-16장만 했다는 이야기. 아니 무슨 MRS MRT 비교하다가 일반균형이 끝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얼굴에 침 뱉기지만… 심각한 얘기다. 다음 파트로 넘어갈 때 진심으로 울적했다. 프로그램의 방향은 진작에 알고 있었고, 이 프로그램이 미시이론가를 배출하는 곳은 아니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적어도 코스웍에서 다루어야 하는 깊이란 게 어느 정도 합의가 되어 있지 않나? 다른 학교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강의노트가 돌아다니니까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  ㅠㅠ ㅠㅠ.. 문제는 이분이 남은 미시 시퀀스를 전부 담당한다는 것이다. 미시 1 교수가 그립다. 그런데 이 수업도 시험은 시험대로 봐야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사실 애시당초 1년차 대학원생이 뭘 자기 맘대로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어불성설.

– 거시는 그냥저냥. Ljungqvist and Sargent 따라가고 있다. 이것도 진도가 빠르다고 보긴 어렵다. 많이 배우는게 대수냐… 하겠지만… 글쎄……. 지난 모듈 거시 교수 – 그러니까 테뉴어를 못 받은 ㅜㅜ – 가 훨씬 괜찮았다. 연구실적은 이분이 낫지만. 지난 주인가 AER 하나 게재확정되었다고 한다.

– 우연히 Penn 이상목 교수님이 박사과정 때 JPE에 게재한 페이퍼를 보았다. 단독 저자는 아니지만 그게 대수인가? 저 논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대학원 미시 첫 시퀀스가 전부다. 와 와… 후… 비교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누구나 자기 길을 걷게 되어 있다.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할지 생각할 뿐이다.

– … 보통의 경우는 이런 잡상을 코스웍에 치여서 못 한다고 생각한다. 휴우… 1년차 생활의 지상목표는 퀄 통과다. 당분간 그것만 생각하자. 어쨌든 한국에 가면 상담을 좀 받아봐야겠다. 예상되는 답이야 있지만, 답답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

 

1학기, 11주차.

– 모듈 2 진행 중. 5주 내에 6개의 시험을 본다. 이거 좀 이상한데…ㅠㅠ

– 이번 모듈은 지난번에 비해 로드가 적은 편이다. 저번에 썼듯 확률통계가 학부 수리통계학 수준이라서… 경제수학 때도 줄곧 하던 생각이지만 Math Camp를 하고 코스웍을 좀더 빡세게 가져가면 좋을 텐데. 경영대 소속이니 어쩔 수 없다.

– 코스웍으로 갈려야 딴 생각을 안 할 텐데 좀 널널하다고 별 생각이 다 든다. 뭔가 머릿속에 집어넣고는 있지만 깊어지지 않는 기분이라서… 시험이나 숙제를 해치우는 건 별문제다. 흔히들 한국인의 한계라고 말하는 게 뭔지 알 것 같다. 한편으론 그냥 내가 머리가 나쁜 건가 싶고.

– 미시 2 수업 만족도가 매우 낮다. 미시 1 교수는 계속 생각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분은 매우 mechanical하다. ㅠㅠ… 생각하게 해주세요… 근데 또 시험 보려면 맞춰서 공부해야 하고… 뭐.. 까라면 까는 거지…ㅠㅠ

– 거시 1 교수가 테뉴어를 받지 못해서 내년에 떠난다고 한다. Penn 박사 받고 포닥 생활 잠시 한 뒤 퍼듀가 이 첫 부임지였던 사람이라…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당연히 본인도 모르고. 참 나이스하고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해서 다들 그를 좋아했었는데.. 많이들 아쉬워한다. 한편으로는 아카데미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체감하며 미래를 고민하기도 한다. 한편 학교에서는 거시 라인을 보강하려 빅네임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써 놓고 보니 좀 슬픈 얘기. 그런데 왜 굳이 거시인지 모르겠다. 기존의 노동-실험 라인이나, 아예 Hummels가 홀로 버티고 있는 국제경제 라인을 키우는 것이 낫지 않나? 지금부터 거시에 투자한다고 해서 뭐가 나올지…

– 18일에 인디애나폴리스에 방문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고속도로 나가는 것. 벌써 떨린다.

– 아무튼 시간 참 빠르다. 이렇게 조금 더 시험 당하다 보면 퀄이 찾아오겠지.

Erik Dietrich, (translated by Jiwon Yeom) “Expert Beginner” 시리즈

이건 개발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리즈 번역본 링크 (Medium 페이지):

1편: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 개발자 : Expert Beginner의 등장

Dunning-Kruger 법칙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의 성장이 꽤 빨랐던 점을 감안하여 내가 볼링에 꽤 재능이 있다고 결론내렸을 수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볼링 스킬의 정점에 올랐다고 꽤 합리적으로 (혹은 꽤 오만하게) 결론내렸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주변에는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분명 내가 어떤 경지에 오른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가 아직 배울 것이 많고,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해야 하므로 Expert Beginner는 더 이상 어떠한 진전도 이룰 수 없다. Expert Beginner 는 Advanced Beginner의 조금 더 위, 그렇지만 Competence보다는 조금 더 낮은 단계에 위치한다. 이것은 본인의 현 상태의 모순에 대해서 인지할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반대로 Beginner로서 굉장히 많은 ‘연습’을 했으므로 Advanced Beginner보다는 조금 더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2편: 소프트웨어 집단의 부패:Expert Beginner의 유산

Advanced Beginner라는 용어는 초심자들 중에서도 조금 더 성숙한 수준에 있다 라고 이해할 수 있는 반면, Expert Beginner는 단어 뜻 그대로의 의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고의적으로 아이러니함을 담아 만들어낸 용어이다. 실제로 초심자로서의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말 그대로 전문가(expert)이지만, 보통 expert라는 말은 진심으로 스스로가 전문가라고 생각해서 사용하거나, 혹은 그 사람보다 지식이 부족한 매니저나 주변 동료들이 불러주는 명칭이기 때문이다.

Expert Beginner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들뜬 감정을 믿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한 것에 대해서 적절한 자신감을 가지되, 이성적인 주장 혹은 증거 없이 자신의 학습이 완성 되었다거나, 나는 직급이나 연차가 이 정도 되었으니 질문을 받을 필요가 없다거나 하는 식의 생각을 지양해야 한다. 건강한 겸손함과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겸비하고, 객관적 수치들을 주관적인 고려사항들보다 우선순위에 둔다면 Expert Beginner로부터 충분히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이후는 미번역.

3편: How Stagnation is Justified: Language of the Expert Beginner [어떻게 정체가 정당화되는가: Expert Beginner의 언어]

4편: Up or Not: Ambition of the Expert Beginner [성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 Expert Beginner의 야망]

1학기, 10주차.

두 번째 모듈이 시작되었다. 첫 모듈을 끝내고 나니 그저 퍼져 있고 싶어진다. 이게 모듈제의 단점이라면 단점, 아니 그냥 단점이다. ㅋㅋ

– 어제 자동차를 샀다. 오피스메이트가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가 이 지역을 꽉 잡고 있는 딜러와 오랜 친구라고 해서 그 쪽을 통했다. 혼다 어코드 2008년형. 7,200불 줬다. 2010년대에 나온 차를 사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다. 차알못에 초보운전이라 이제 갈 길이 멀다. 벌써 겨울이 걱정된다.

1학기, 10주차.

– 한편, Winter is here. 일주일 새 바람이 매서워졌다. 아직 11월도 되지 않았는데 이러면 1-2월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다. 주말에 히터를 청소할 계획이다.

1학기, 10주차.

– 슬슬 체력이 달리는 느낌. 운동을 해야 하는데… 후. ESL을 다시 한 번 욕해 본다. 2학기에는 꼭꼭 운동 다녀야지. 지금은 간신히 팔굽혀펴기 좀 하는 수준… 유산소가 필요합니다 ㅜㅜ

– 전반적으로 첫 모듈 교수들이 티칭에 더 능했다. 과목별로 강의가 3번씩 있었는데… 다들 수업이 지루하다. (절대로 “만만하다”는 뜻이 아님) 살아남아라, 용사여!

 

1학기, 9주차.

첫 모듈이 끝났다.

– 성적이 나쁘지 않게 나왔다. 아직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미시와 거시는 모두 1등일 것이다. 경제수학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말고사 평균이 상상초월로 낮아서 발생한 일인 듯. 기말 문제가 길고 어려워 시간 관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 난 푼 문제만큼은 제대로 풀었고 그 결과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받았다. 어드미션 프로필 / 코스웍 퍼포먼스 / 리서치 퍼포먼스가 전부 별개라고 하지만, 어쨌든 기분 좋으니 된 것 아닌가? (근데 시험 못 봤으면 또 저거로 정신승리했겠지. 인간이란…)

– 동기들에게 모듈 리뷰 워크샵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모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기가 8명으로 적고, 출신국가가 5개국이라 특정 국가 출신들끼리 파벌을 형성할 일도 없으니 남은 것은 함께 살아남는 것이다. Spillover effect!

– 오늘 미주리 경제학과에서 박사과정 3년차 계신 분이 놀러 오셔서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다.  실제로 뵌 건 처음이었지만 정말 즐거웠다. 미국 와서 한국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날.나도 차를 사면 시카고나 미시간, 오하이오에 있는 지인들을 방문할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답이 안 나온다.

– 수업이 조금 더 rigorous했으면 좋겠다. 퀄 지나면 어차피 내가 보는 분야만 볼 것이다. 그러니 코스웍 때 좀 맛을 많이 보고 싶은데. 사람마다 의견이야 다르겠지만 나는 코스웍 수업은 다양한 내용을 깊이, 그러니까 빡세게 가고 퀄 시험 자체는 쉽게 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영대 소속이라서 좋은 점도 많지만, 아무래도 경제학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함께 끌고 가다 보니 미시-계량 시퀀스 밀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

– 두 번째 모듈은 첫 모듈에 비해 훨씬 부담이 적을 것 같다. 미시2는 일반균형과 후생경제학, 거시2는 Stochastic Dynamic Programming, RBC, Asset Pricing, Unemployment를 다룬다. 대충 뭔지는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확률통계(Probability and Statistics) 역시 지금까지 공부했던 수리통계학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다. 수업을 Hogg and Craig로 하니까 대충 말 다 한 것이지. 푸아송이나 지수분포는 솔직히 볼 일이 없어서 좀 잊어버렸지만;; 다시 보면 기억나겠지. 아무래도 들고 온 Casella and Berger를 좀 읽으면서 내공을 쌓는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이 수업 들으면서 그냉 널널하게 시간 보내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 미시이론을 어느 정도로 깊게 공부해야 할까? 첫 모듈 미시이론은 그리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8주 동안 선호체계부터 불확실성 하의 선택이론까지 나갔으니 표준진도에 맞춘 것이지만 깊이는 별문제다. 그냥 MWG+Rubinstein 수준? 석사 때도 했던 내용이라 익숙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설렁설렁 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Jehle and Reny나 Kreps – Old or New – 를 리뷰 때 적당히 skimming할 예정. 거시가 확실히 가장 demanding하고 수업을 잘 따라가야 한다. 다행히 거시 교수들이 가장 티칭에 열정적이고 탁월한 것 같다.

 

어쨌든 박사과정 생활 아직까지는 즐겁게 하고 있다. 다들 대학원생에게 life가 없다고 불평하는데, 물론 나도 동조하지만, 나는 이런 생활 양식을 사랑한다. 내가 멍청해서 지식을 더 스펀지처럼 빨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만족스럽다고 할 만하다. 학부 때도 이렇게 살았어야 하는데… 는 지나고 하는 소리가 맞다. 학부 시절 보냈던 그 숱한 방황의 세월이 있어 지금 이렇게 안정적으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방어의 사자” 발터 모델Walter Model 원수의 어록을 떠올린다.

Every minute that we lose will cost us great losses later that we will not be able to afford. We must push forward now, otherwise we risk everything. Hurry yourself with the technical aspects, a lot of time has already been lost.

 

Go ahead!